검색결과 리스트
글
한밤중에 Commentary를 들으면서...
PERSONAL/Diary
2011. 5. 19. 03:00
맨 처음에 코멘터리를 다운받았을 때에는 왜 영상일까 하고 의아했었는데, 그런 영상을 음악파일로 바꾸고 나서야
나의 이 바보같은 머리가 추리부족이었다는 걸 여실히 느꼈다.
당연히 영상 보고 이야기들 하니까 영상파일이지 ㄱ-...
뭐, 하여간. 코멘터리는 뭔가 드라마의 흥행성을 여실히 보여주기라도 하듯 - 누가 연출안했는지 딱 알 수 있을정도로 - 1편하고 3편밖에 없는 현황인데
내가 알기로 셜록을 무려 몇십번이나 돌려 본다는 영드갤 사람들마저 '2편은 뭔가...' 하는 아쉬움의 멘트를 날리는 걸로 봐선 역시 2편은 뭔가...다.
개인적으로는 스티븐 부부하고 마크가 진행하는 1편보다 역시 두 주인공을 모셔놓고 이야기하는 3편이 재미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렇다, 난 잘 모르기 때문에 그냥 많이 웃으면
어허허 재밌구나 했다.
존 인형을 만들어보겠답시고 바느질을 시작한 지 어언 3시 즈음 되었을라나. 밤을 꼬박 새우는 것도 모르고 PC에다만 놓으면 안 들을 것 같아서
mp에다가 넣어놓은 코멘터리가 아주 시기적절하게(?) 재생되었다.
물론 나는 시작부분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귀가 뚫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새벽의 고요함이 나에게 어떠한 감상을 던지도록 종용했음이 분명하다.
마틴도 그렇고 베네딕트의 본래 성품이 어떤지는 잘 알지 못한다.
그냥 주워듣기로 마틴은 제작자인 마크가 말했듯이 '셜록보다 더 셜록같은' 느낌을 줄 때도 있다고 하고 욕도 많이 한다고 봐선
오히려 마초 느낌이 풍겨나고, 문제는 베네딕트였다.
도무지 베네딕트가 무슨 성품을 가졌는지 알 길이 없었다. 그가 등장한 작품을 하나둘씩 살펴본 것도 아니고
우연찮게 본 호킹이 전부였다. 이미지가 얼마나 셜록과 맞아떨어지는가. 그 다음 본 게 또 호킹의 '우주속으로'였으니 두 말 할 필요도 없이 그냥 베네딕트는 베네딕트였다.
헌데 사람 말이란 게 꼭 의미를 알지 못해도 분위기가 알게 한다고...마크가 마틴에게 말을 걸 때에는 분명히 좀 친근한 구석이 있어 보인다.
대화 종용에도 두 사람은 줄곧 잘 끼여든다.
적절한 멘트와 부드러운 유머를 집어넣는 것에 전혀 어색하거나 미숙하지가 않다. 코멘터리를 자주 해본 사람들같은 느낌이다.(실제로 그러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반면 베네딕트의 유머는 뭔가 모르게 엇박자로 타고 넘는 느낌이 들었다.
뭔내용인지 몰라도 영국사람들이 원래 그렇게 웃는건지 마틴과 마크의 그 난감하고도 어수룩한 웃음소리...
그리고 베네딕트의 자꾸만 묻히는 뒷말소리. 그리고 그 가끔은 알아먹어서 이해해줄 수 없는 유머와 유치찬란한 이야기들, 귀로 철썩 붙어버린 mom까지...
사람은 얼굴만으로 판단해선 안된다...
갑자기 그 말이 섬광처럼 떠오르는 것이 아니던가. 나도 마치 그 자리에서 계속 있던 것 처럼 베네딕트가 뭔가 난감한 멘트를 날리거나 엇박을
쳐버리거나 삑사리를 내버리면 나도 함께 난감해지는 기분이 드는 것이다. 더한 것은 마틴이 쿨하게 제 할 일 있다고 나갈 적이었다.
그는 자리를 뜨면서 뭔가 귀찮고 짜증이 난 듯 보였다. 집안의 아버지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흔한 아저씨의 짜증이었지만 그 짜증의 출처가 어딘지 예감할 수 있을지 모른다.
더군다나 그 당시 베네딕트 표정이 어떠했을지도 참...
베네딕트의 마음속은 대체 어떤 모양을 하고 있었을까?
그는 이 작품이 크랭크인에 들어가면서부터 자신이 곧 수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되리란 걸 알고 있었을까? 알 수 없는 바람기 잔뜩 든 어린아이같은 느낌이다.
허울은 있으나 속이 없는. 마틴은 그 농담에 웃어주기 지쳤던 것 처럼 보인다. 나까지 민망해지는 이 오묘한 기분.
마틴이 떠나고부터 대화는 더욱 어설퍼졌다.
마크는 분명 전보다 - 그리고 마틴에게 하는 것보다 - 훨씬 말이나 주제를 걸기 어려워하고 있었다. 베네딕트도 뭔가 어색해하는 기색이
역력했고...뭣보다 이제 그의 말은 숨겨질 일이 없을 터였다. 마틴이 하도 이런 저런 주제를 늘어놓아서 자신의 뒷말이 밟혔는데 이제 그럴 일도 없겠다..헌데 뭐, 공백뿐이다.
그래도 어떻게 이제저제 끝까지 화제를 몰고 가보려는 두 사람. 마틴이 없는데 대화가 이렇게나 어색하고 민망해지는구나..처음 느꼈다. 그 분위기가 절로 알게 한다.
아마 마크도 머릿속으로 여러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마치 담임 선생님이 학생과 담소를 주고 받는 것 처럼 두 사람의 대화가 이루어지고 짤막하게 막을 올렸다.
이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어떤 대화의 분위기가 훅 하고 올라왔다. 가끔은 - 마크 말고 - 스티븐이 배우들을 다소 종용하거나 업신여기는 느낌을 던져버릴 수 없었는데
어쩌면 이런 이면적인 부분을 보고 그러는 건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양면적인 사람의 한 구석이 어린아이 같고 철 없다면 저도 모르게 그렇게 될지도.
코멘터리 느낌 자체는 이러했다.
1. 초반에는 베네딕트가 신났다.
2. 마크, 마틴이 거의 이끌고 간다.
3. 마틴이 빠져버린다.
4. 두 사람이 어색하게 마무리.
내가 들은 것이 잘못된 것일까? 역시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지는 못하겠는데 귀로 들어서 분위기를 느낀 건 처음이었다.
그리고 에피소드 오디오를 듣는 와중에는 참...사람의 연기란 게 뭔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 연기 하나는 참 잘한다.
'PERSONAL >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아. (0) | 2011.05.22 |
---|---|
충격과 공포의 제인왓슨 - 뮤지컬 셜록홈즈 (0) | 2011.05.22 |
4/24 (0) | 2011.04.24 |
아아...ㄱ- (0) | 2011.04.21 |
근 to the 황 (0) | 2011.0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