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eer in [BBC]Sherlock - 1.John Watson

Analysis/BBC SHERLOCK 2013. 9. 1. 06:28

본격 왜곡 시리즈 -

Queer in [BBC]Sherlock

   A Study in Pink

 

 

* 여기에 제가 작성하는 내용은 전부 왜곡시키고자 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사실무관합니다.

* 재미로 작성하는 것이니 어디까지나 재미로 여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John H Watson

장면의 처음과 끝을 장식하는 존 왓슨에 대해 먼저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저도 정리를 하기 위하여(...) 요소를 조금씩 잘라 적어보겠습니다.

 

 

1. 전쟁터[Battlefield]

- 영상 초반에 갑자기 터지듯 나오는 화면이 바로 전쟁장면입니다. 그야말로 살벌하고 빠르게 지나가는데요, 여기에는 존 왓슨이 '전쟁을 겪었다'라는 아주 짤막한 느낌만 제시해줄 뿐입니다. 그의 고통스런 얼굴장면도 '의가사제대'라는 말을 간접적으로 전달하고 있고요. 아마도 정전을 읽어본 사람들이라면 모두 그런대로 이해할 수 있을 모습들입니다. 

 

헌데 이 '전쟁터'라는 표현은 극 속에서 표현되는 것 뿐 아니라 말로도 자주 나옵니다. 셜록도 그에게 같이 가자는 권유를 하기 전에 한 번 언급했었고, 나름 긴장감 넘쳤던 마이크로프트와의 대면에서도 전쟁터라는 말은 매우 중요한 표현으로 쓰입니다. 이것은 단지 존이 아프간전에 참전했던 군의관임을 나타내주는 말이 아니라, 존 스스로가 극 속에서 지니고 있는 어떠한 속성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존의 증상에 대해 다른 결론을 내린 두 사람, 두 사람의 배경은 분명 다릅니다.

 

 

더구나 존의 손에 대해서 진단을 내렸던 사람은 두 사람이 있었습니다. 첫번째는 그가 PTSD(외상후 스트레스장애)를 앓고 있다고 진단을 내렸던 치료사 '엘라'였고, 나머지 한 명은 정 반대의 진단을 내린 '마이크로프트'였습니다. 사실 전쟁 장면 이후에 바로 뜨는 장면은 엘라와의 장면입니다. 그녀는 삐딱한 자세를 보이는 존에게 설득하듯이 이런 저런 일들을 권유합니다만 그녀 스스로 자신이 내린 결정에는 의심을 갖지 않는 듯 합니다. 하지만 마이크로프트는 '그녀가 틀렸다'고 얘기합니다. 그의 말에 의하면 존은 오히려 이러한 과정을 '즐기고' 있으며 그 증거로 손을 떨고 있지 않다고 말합니다.

 

또한 존의 증상으로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요인은 바로 '다리 통증'입니다. 물론 이는 어깨와 더불어 전쟁터에서 중상을 입었다고 정전에 언급되는 부위입니다만 - 중요한 점은 그보다도 셜록이 주장한대로 단순한 심리적 요인에 지나지 않았고, 심지어는 그것을 단숨에 고쳤다는 점입니다. 

 

여기까지 두서없이 써내려갔지만 정리해보자면 이렇습니다. 

 

 

존이라는 인물은 아프간에서 전쟁을 치룬 군의관입니다. 그는 전쟁터에서 어깨인지 다리인지 모를 극심한 중상을 입고 의가사제대했습니다. 그에 대한 증상으로 그는 수전증 및 하지고통을 호소하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국가에서 지원해준)치료사 '엘라'는 그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를 겪고 있다고 진단하였지만 그는 시큰둥했습니다. 그는 곧 '새로운 인물'을 만나게 되고 그에 관련하여 '마이크로프트'라는 인물을 만납니다. 그는 엘라가 틀렸다고 말하며 '당신의 증상은 오히려 지금 완화되었고 , 이것으로 미루어보아 당신은 두려워하지 않으며 그리워하고 있다(miss it)'라고 귀띔해줍니다. 더불어 '단지 심리적인 요인일 뿐'이라는 '새로운 인물'의 주장에 따라 자신이 그동안 겪었던 하지고통을 순식간에 날려버립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이 '전쟁터'라는 개념에 대해서 좀 바꾸어 생각해봅시다. 사실 이 플롯에서 존이 겪는 어떠한 '아픔이나 고통'은 단순히 전쟁터라는 개념에서 제외하고도 분명히 쓸모가 있습니다. 더 간단해 보아서 존이 겪은 '전쟁터'라는 개념에 관련해서 마이크로프트가 했던 말을 상기해봅시다.

 

Most people... blunder round this city, and all they see are streets and shops and cars. When you walk with Sherlock Holmes, you see the battlefield. You've seen it already. Haven't you?

 

[대부분의 사람들은...도시 주변을 어슬렁거리면서, 거리와 가게와 차들을 바라보죠. 당신이 셜록홈즈와 같이 다닌다면 아마도 당신은 전쟁터를 보게 될 겁니다. 당신은 이미 그런 것들을 보지 않았던가요?]

 

 

존이 겪었던 '전쟁터'라는 개념은 '현실'과 대비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도시 주변을 어슬렁거리면서 겪는 '생활'과는 분명 차별된 공간이죠. 이 공간에서 존은 상처를 입고 현실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셜록'과 함께 하는 생활은 이러한 현실보다도 잔혹한 전쟁터와 같은 것이죠. 물론 이 대사가 상기시키는 바는 이에 그치지 않겠지만 '존'이라는 인물이 겪는 고통을 단지 실제 아프간에서 군의관으로써 보냈던 일보다 좀 더 왜곡된 것으로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요컨대, 그가 '엘라'라는 지극히 평범하고 공감할 수 없는 치료사에게서 단지 '그곳에서의 기억들이 너무도 고통스러워 매일 밤 잠들 수 없는 병'이란 진단명을 받아드는 것은 그의 기억이 아닌 그의 '성향'자체에 대한 상징이라고 말이죠.

 

 

2. 왜 왓슨은 전쟁터에 갔는가?

 

본편에 보면 안젤로의 가게에서 신나게 범인을 추격하고 나름(?) 헛발을 짚고 나서 두 사람이 돌아오는 장면이 있습니다. 둘은 베이커가 221B에 말 그대로 '달려서' 도착한 뒤 숨을 고르며 서로에게 농을 건넵니다. 

 

 

 

 

John Watson: OK... That was ridiculous. That was the most ridiculous thing... I've ever done.

[그래...방금 건 정말 어이 없는 일이었어. 이건 내가 한 일 중에 가장 괴상한 짓이야.]

Sherlock Holmes: And you invaded Afghanistan.

[ 자넨 아프간도 침공했잖아.]

 

 

그러고보니 정말 궁금해집니다. 사실상 '의사'라는 타이틀을 가진 상태에서 '아프간'전에 지원하다니 언뜻 생각해보면 '어이 없는'일입니다. 또한 그러한 선택의 최후가 극 초반에 드러납니다. 바로 바트솔로뮤에서 멀쩡하게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던 '마이크 스탬포드'를 통해 말이죠. 만일 존 왓슨이 아프간에 가지 않았더라면 적어도 그 정도의 위치를 잡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전문적인 군인 훈련을 받은 것도 아니고(그 당시에), 의사라는 직업이 가진 미래를 져버린 채, 어째서 왓슨은 아프간으로 향한 것일까요? 의외로 해답은 간단할 지 모릅니다. 그리고 그 해답은 정전 속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존이 아프간에 가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그는 스탬포드 못지 않은 직업을 갖고 있지 않았을까요?

스탬포드는 '아프간에 가지 않은 존'이며, '자신을 숨긴 존'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I gave him a short sketch of my adventures, and had hardly concluded it by the time that we reached our destination.

[우리가 목적지로 향하는 사이 나는 내 모험에 대해 대략적인 이야기를 그에게 들려주었다.]

 

이것은 정전 '주홍색 연구'초반부에 왓슨이 스탬포드를 만난 후 나오는 글의 일부분입니다. 앞서 말한 내용에서 왓슨이 자신의 신세를 한탄할 때 그 '전쟁'이나 '경험'등은 모험이라기 보다는 지독한 불행에 불과해 보입니다. '대부분은 명예와 훈장을 얻었지만 내게는 없었다...' 이런 말들 부터 시작하여 자신이 어떠한 병을 얻었는지, 어떻게든 겨우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 등을 나열하고 있습니다. 왓슨에게 전쟁터는 그리 좋은 의미는 아니었지만 한 편으로 그가 이러한 '모험'에 대해서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말해줍니다.

 

스탬포드와 그 외의 주변인물에 비하면 존 왓슨이란 인물도 분명히 'extraordinary'한 인물입니다. 어쩌면 그가 좀 더 젊었을 때, 좀 더 철없을 때 그는 혹여 '셜록'과 비슷한 사람이지 않았을까요?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굳게 믿고 주변의 만류든 사람들 말은 신경쓰지 않고 자신이 원했던 방향으로 주저 없이 나갈 수 있었던 사람. 혹여 그게 자신을 힘들게 할지라도 주저없이 위험 가득한 모험에 열정을 느끼는 사람 말이죠. 우리가 극 초반부에 맞딱뜨리게 되는 것은 이런 혈기왕성한 젊은이 존이 아니라, 이미 아프간에서 독한맛쓴맛 다 보고 이제 그나마 '철이 들려 하는', '세상하고 조금은 타협하려 드는' 전(前)군의관, 존 왓슨인거죠.

 

이러한 점은 특히나 존이 '셜록'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듣게 될 때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제껏 셜록에 대해 말하는 사람들(특히나 도노반과 같은)의 태도에 대해서 존의 듣는 표정은 썩 좋지 않습니다. 혹여나 자신의 치기 어린 시절, 셜록에게서 느껴지는 이전의 자신에 대한 조롱과 같다고 느껴서일까요? 이제는 현실에 조금 발을 들이게 된 그는 그래서 셜록을 더욱이 옹호할 수 밖에 없는지도 모릅니다.

 

헌데, 이것은 단지 '전쟁터'는 아닐 수 있다는 말을 초반에 언급했었습니다. 더불어 그게 만일 '존의 성향'문제라면 하는 생각이었지요. 그렇다면 이 전쟁터 지원 동기는 간단해집니다. '존'은 다른 사람들과 다른 자신의 성향을 견딜 수 없었고, 그래서 전혀 다른 영역으로 자신을 밀어넣었습니다.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스스로를 다른 곳에 내놓은 것이지요. '의사'라는 직업만으로도 그는 얼마든지 편한 미래가 보장되어 있었지만 그는 자신 스스로를 밀어붙였습니다. 그는 남들과 달랐고, 당당했습니다.

 

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그 자신으로 부딪히기에 세상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마치 '전쟁터'와 같았던 거죠. 시간이 지나가며 점점 깎여나가고 다듬어지면서, 그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 - 즉, 본심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없음을 깨닫습니다. 남들과 다른 자신을 억눌러야지만 세상을 살아가는 데 좀 더 순탄하다는 걸 굴복하듯이 인정해버리고 만 것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그가 어깨에 맞게 된 총알도 여러의미를 지닐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요컨대 왼쪽 어깨는 심장과 매우 가까운 위치이죠. 본편에서도 '쇄골하 동맥'을 스쳤다고 나와 있으니, 그가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는 것을 암시하는 말일지도 모릅니다.

 

어찌 되었든 - 그는 돌아왔습니다. 현실에 조금씩 타협하면서 주눅이 든 채로 - 매일 밤마다 악몽을 꿔가면서 - 현실속에서 새어나온 '엘라'는 그가 단지 '두려워하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사실상 그런 것이 아니지만 그런 자신을 알아줄 사람 따위, 있을 리 없습니다. 그래서 존에게는 언제나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의 본질을 알아줄 사람을 만나기까지 그는 그저 다리를 절고 손을 떨며 한없이 현실에 놓인 혼자일 수 밖에는 없었습니다.

 

 

    

 

'난 존 왓슨이 아닌가보지.' / '그건 나만 한 건 아냐 // 그건 내가 아니었어' 등등으로 보여지는 장면

 

 

특히나 이 부분은 중요한데, 존은 '나는 존 왓슨이 아니다'라는 말을 두 번이나 극 속에서 말해줍니다. 첫번째는 스탬포드를 만난 후 벤치에 앉았을 때이고, 두번째는 바로 앞서 언급했던 '베이커가 귀환장면'에서입니다. 존 왓슨은 그렇게 자신을 부정하였습니다. '난 이제 예전의 자신이 아냐, 예전에는 있는 그대로의 나로 살고자 했지만 이젠 그렇지 않아'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지요.

 

헌데, 그에게 변화가 일어납니다. 정말로 무슨 일이 생긴 것입니다.

남들과 다른 자신의 성향을 알아줄 사람이 생겨났습니다.

'무슨 엄청난 병이라도 되는 듯이'말했던 엘라 대신 '이런건 그냥 심리적인 요인일 뿐'이라며 달려와라 소리치고

자신과 같이 주변을 전쟁터로 만들어버릴지라도 어떻게든 그 안에서 당당히 살아가는 절대적인 한 사람.

갈구하던 사랑을 찾을 수 없어 전쟁과도 같았던 삶 속에서 극렬히 패배한 존은 운명적인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유일하게 자신을 필요로 했던 그 사람, 주저 없이 그를 필요로 한 단 한 사람을 만나게 되죠.

 

- 그리고, 존 왓슨은 드디어 달리기 시작합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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