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세요?

공지사항 2012. 8. 12. 20:54

 

경계에 대해서

 

 

적어도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이,

그들에겐 너무도 어려웠으면 한다.

손을 잡는 것보다

그 사람이 자신에 대해 말하는 걸 귀기울여 들었으면 한다.

비오는 날 당장 뛰쳐나가기보다는

조심스레 전화를 걸려다 그 사람의 잠을 방해할까 망설였으면 한다.

지나친 소유욕이나 남자들의 흔한 남성주의적 논리로 붙잡기보다는

처음으로 무릎꿇고 그 자리에서 기다렸으면 한다.

사랑한다는 말을 수백번 하기 전에

친구라는 말 안에서 수천번 겉돌고

집앞까지 따라와 창문을 열기 전에

그 사람의 발자취를 조심스레 되새겨보는

 

 

그래서,

비로소 서로가 바라보았을 때

그 먼 대장정이 비단 하나의 연애물이나

작은 로맨스보다는

숭고해보일 정도로 너무나 인간적이었으면 한다.

 

 

사람으로서 힘들고 고뇌하고 슬퍼하다

너나 할 것 없이 눈물을 닦아주는,

순간적인 입맞춤보다

엎드린 모습을 눈길로 쓰다듬어주는

정작 그 사람에게 지금 당장 무엇이 중요한지 잘 알아버리는

그런 세심함이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