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id - Outline
Void - 사건현장에서 비산된 혈흔이 특정 장애물에 부딛혀 채 흩어지지 않고 비어있는 곳
현대의 셜록버전으로 할지, 고전의 셜록버전으로 할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특유의 구질구질하고 더러운 런던의 거리와 느와르 감성을 살리려면 지금보다는 19세기의 더러운 런던의 거리가 더 적절할 것만 같고(대신 당시 사회상이나 문화에 대한 공부를 조금 해야겠지만...) 반면에 현재 내가 직접 경험하고 있는 현대를 배경으로 한다면 도 그 나름대로 다른 게 있을 것만 같고...아직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정리는 할 수 있을 것이다.
주인공 : 레스트라드 (원작에서는 G.Lestrade 라고 나오지만 BBC 셜록에서는 Greg Lestrade 라고 나온다. Greg는 Gregory의 애칭이며, 그레고리는 교황 그레고리오 1세를 떠올리게 한다. )
사건의 동기 : 홈즈는 왓슨의 동행을 위하여 범죄를 저질렀다. 즉, 주목을 이끌고 대상을 지배하는 입장에 놓기 위하여 대상인 왓슨 박사를 지속적으로 가스라이팅하는 동시에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하여 사건을 조작하고 이끌어왔다. 이런 면에서 그의 연극성 성격장애적인 면이 도드라진다.
사건에서 느껴지는 꺼림칙함 : 레스트라드는 다른 사람들보다도 특히나 개방적이지 못한 성품을 지녔다. 그는 신실한 가정에서 엄격한 교육을 받으며 자랐고, 신학도가 될 생각이 있었으나 모종의 이유로 지금에 이르렀다. 그에게는 어두운 과거가 있고, 이 과거의 털끝을 건드리는 느낌을 받게 만드는 이번 사건이 자꾸만 그를 괴롭게 만든다.
주인공을 괴롭히는 요소 : 이번 사건의 실마리를 얻게 되면서 그는 다음과 같은 고통을 겪게 된다.
- 주변에서 만류함에도 불구하고 믿었던 인물에 대한 강한 배신감
- 그 외의 사건을 알고 있는 제3자의 압박
- 별거하면서 이혼 과정을 밟기 직전인 아내와의 갈등
- 자신의 죽은 형에 대한 기억과 떠오르기 싫은 추억을 들추는 고통
주인공의 동기 : 그는 이제까지 잘못 되어진 것을 바로잡고, 멀어지고 있는 자신의 아내에게 다가가고자 한다. 그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안정적인 은퇴식을 치루고 아내와의 재결합을 노리고 있다.
단편으로 이것을 정리할 수 있을 것인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사건을 정리하다보면 가능할 것이라 본다.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서 그 빈틈을 파고들다보면 그럴싸한 게 나올 수 있을지 모른다. 결국 꼬리를 잡히게 되는 것도 잘 참아왔던 갈증이 드러나는 순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신실한 가정에서 자라나 장차 신학도를 준비하던 16살의 소년. 그러나 그보다 두 학년 위의 같은 학교 선배이던 그의 형은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지르고 만다. 동급생과 은밀한 만남을 주고 받던 것을 신부님에게 들키게 되면서, 그의 형과 동생인 소년은 강렬한 비난을 받게 되었고, 급기야 추수감사절에 자신의 방에서 목을 매단 자신의 형을 목격한 트라우마로 종교를 향한 길을 완전히 단념하게 된다. 그 이후 남들은 알아볼 수 없을만큼 평범한 청년으로 자라나 경시청에 경감 자리를 얻고 아내와 가정을 이루었으나 그의 내면에는 늘 자신의 형님 얼굴로 대두되는, 동성애에 관한 강한 경멸과 멸시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아내와의 자리도 소원해지고 그와 별개로 진급이 심심찮게 이뤄지던 어느 날, 셜록 홈즈라는 독특한 사내를 만나게 되며 그의 수사선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다. 모두 탐탁치 않게 생각했지만 실력 하나만큼은 인정할 수 밖에 없을 만큼 뛰어난 인재였기에 농담조로 '경찰 시험을 보는 게 어떻겠냐'라고 던질 수는 있었지만 그 사내를 내칠 수는 없었다. 그리고 더욱 시간이 흘러 죽는 그 날까지 혼자일 것만 같던 그 사내가 '친구'라고 부를만한 누군가를 달고 다니기 시작했을 즈음에 그는 아내와 이혼 직전까지 몰려있게 되었다.
사건은 그 즈음에 벌어졌다. 문제는 그의 아내가 아니라, 그 사내의 친구의 '아내'였다. 변변찮은 것도 아니고 무려 '요원'이었던 그 아내 말이다. 그리고 이제까지의 모든 명쾌한 해결이 마치 하나의 보기 좋은 연극처럼 그에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완벽했던 것이 허술해보이기 시작했다. 진정으로 원하던 것은 어떤것이었을까. 이제는 모두가 믿어 마지 않는 그 사내의 뒷면이 어딘지 모르게 수상해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사건 현장의 증거가 그들 하숙집에서 발견된다던가, 이전의 사건을 들춰보면서 미심쩍은 부분을 되뇌는 방법으로 사건 중심을 향해 접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