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Sherlock
Monologue - J
Dcoding
2010. 10. 2. 23:51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어서
많은 길을 걸어오고 나서 생각이 드네요.
...다정한 사람.
세상이 고개를 돌리고 있을 때 홀로 나를 바라보았죠.
저 멀리서, 우린 마치 항성처럼 서로를 바라보기만 했어요.
가장 가까이 있어서 멀리 도는 법 밖에 알지 못했죠.
세상에 무수히 흩어져 있는 별들 중에 우리는 마주쳤고 혹성같던 나를 바라보는 당신이 있어요.
어느 어둠속에서도 나는 당신이 있는 곳을, 당신도 내가 있는 곳을 알고 있죠.
누구든 신경쓰지 않을 낡은 코트나 손주머니에 하나씩 정을 들이며...당신은 너무나 다정해서 아무에게도 다가가지 않았죠.
깃털 같이 숨은 내가 한없이 울 때, 당신은 나를 안아주지 않았지만
그 새파란 어둠 속에서 나를 바라봐 주었어요.
사랑한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나의 손을 이끌었지요. '하나 뿐'이라는 주문이 나를 더욱 울게 만들었어요.
나는 알고 있어서,
나는 용납할 수 없었죠. 그것은 간혹 내 손 위에 작은 조약돌로 대체되곤 했었죠. 내가 장님이었더라면 일은 더 쉬웠겠지요.
가장 가까이 있어 우리는 멀리서 도는 법 밖에 몰랐어요.
작은 말 한마디는 언제든 우리 입 속에서 머뭇거리거나 대체되죠.
길거리, 양말, 빛, 버스처럼 한없이 상관없는 것들로 상투적일만큼 로맨틱하게.
나를 나는 너무도 잘 알아서,
당신은 너무도 영리했죠. 하나의 맹점이 우리 사이에 춤을 추고 있는 동안 난 당신을 응시하고 있었고 울고 있었죠.
당신이 기울이거나 보지 못하거나 혹여나 무엇이라도 찾고자 애쓸 때...몇번이라도
몇번이라도 미안하다고 말하죠. 그건 간혹 달빛에 묻혀버리거나 입술, 눈물이나 그런 자잘한 것들에 묻혀버려요.
종이는 남기지 않아요.
나는 되도록 크게 웃고 크게 행동하려고 하죠. 조금이라도 더 쾌활해지려고 해요.
간혹 그게 전혀 다른 나일지라도 난 당신만큼 다정해질 수 없으니까요.
수많은 말은 어둠속에 묻혀버리고 언젠가 올 끝이 나에겐 매일 저녁마다 손짓을 하죠.
어딘가 날아가버릴 당신이 눈에 훤하니까,
그래서 나는 밤마다 수많은 이별어를 늘어뜨리곤 하죠. 투명하게 맺히는 그것에 종이는 남기지 않아요.
가장 가까이 있어서 나는 멀리 도는 법 밖에 몰랐어요.
언제나 멀어져있는 그 시선에 존재할 수 있는 건 상투적으로 로맨틱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