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ologue - S

정말이지 확실히,

시간낭비야.

이성이 소리친다. 좌뇌는 끝없는 허풍쟁이이지만 이번에는 우뇌까지 가세해서 말하는 것이 틀림 없다. 탁월한 합성으로 들려온다.

그것은

어느 부분에서건 낭비로밖에 판단되지 않는다. 인간의 어떤 감성적인 면도 실존할 이유가 없다고 보는 하나의 인품에 어떠한 변화가 생긴다면

마치 그것은 공전하는 항성간의 거리라도 줄어들것처럼 불가능하게 들린다.

인간의 감정에 대한 것 보다 내가 더욱 잘할 수 있게 되는 어떠한 성취는

결국 나를 더 나은 전문가로 만들거나 더 미친 광학도로 만드는 것 뿐이었다.

사이에 존재하는 어떠한 인정도 없었기에 차갑게 나는 감성을 굳혀갔다.

비로소 외로움도, 서글픔도, 그 어떤 감정이나 사랑 같은것도 느낄 수 없게 되었다.

스쳐가는 말이야말로 시간낭비다. 그보다 더 탁월한 표현은 없을 것이다. 입술에 상회하는 발음과 공기마저 상쾌할 정도로.

예상할 수 없는 일은 흥미롭다. 문제는 궤도가 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머저리, 열받게 하는 놈, 괴물...그 어떤 소리도 내게 해가 되지 않는다. '시간낭비'라는 대체어만 있다면 아무 걱정이 없다.

아마도 그는 아닐 것이다.

뒤를 밟는 발걸음. 표정. 권유하는 것은 그가 세상과 맞닿아있다는 것을 알게 한다.

굳이 뜯어보지 않아도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게 한다. 아마도 그는 알것이다.

아마도 그는 외로울것이다. 그에게서 전염되는 일종의 감성이 간혹은 나를 더욱 흐트러지게 한다.

대부분은 '시간낭비'에 어울릴만한 우울하고 자잘한 감정이라

나는 같이 슬퍼짐에도 그가 알지 못한다. 추스르는 손바닥의 접촉이나 누워버린 내 팔뚝의 패치가 늘어나는것은 순전히 그때문이다.

숙여버린 그 어깨에서 외로움과 서글픔을 읽어내는 내 이성이 고약하다.

속절없는 시간낭비...

아마도 내일은 패치만 하나 더 늘어갈 것이다...패치 하나의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