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Sherlock
[데이비드 왓슨] = ?
Dcoding
2011. 9. 28. 03:11
1.
낸시.
어젠 정말 신기한 일이 일어났어.
나는 드디어 그 암굴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되었어. 믿겨지니?
하지만 난 더 좋은 곳에 온 건지 잘 모르겠어.
돈이 많은 것만은 확실해.
2.
- 오늘은 특별한 이야기를 해 줄게.
- 뭔데?
- 내가 엄마랑 아빠를 죽인 이야기야. 좀 길어질 수 있으니까 엄마부터 시작할게.
3.
- 여기는 내 친구들이야.
- 다들 너보다 나이가 많구나.
- 나이가 같아야만 친구가 될 수 있는 건 아냐.
- 하지만 사람을 죽여야만 친구가 될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
4.
- 그 방에 들어가본거야?
- 응. 웬 아저씨가 누워 있었어.
- 그 아저씨는 딱정벌레를 가장 좋아해. 그렇지 않니?
- 그래, 그런 것 같아.
- 오늘 작별인사를 해두자. 얼마 후면 볼 수 없을 거야.
5.
- 나는 할 수 없어.
- 아냐, 넌 할 수 있어.
- 딱정벌레 아저씨는 나쁘지 않아. 나쁜 사람이 아니야. 우리 숙모처럼 그런 사람이 아니야.
- 하지만 네가 하지 않으면 오늘 저녁은 없을 거야.
- 난 그렇게 배고프지 않아.
- 오늘은 네 방에서 잘 수 없을 거야. 마당에서 추운 바닥에 엎드려 자야 할 거야.
- 난 그렇게 졸리지 않아.
- 넌 더 이상 내 친구가 아니야.
- 딱정벌레 아저씨를 죽이지 않으면 우린 친구가 아닌거야?
- 그래, 그래서 딱정벌레 아저씨가 나쁘다는 거야.
6.
- 같은 반에 있는 존을 죽이고 싶어.
- 그래? 하지만 우린 조금 더 기다려야 해.
- 왜 내가 싫어하는 사람은 죽일 수 없는거지? 네가 싫어하는 사람은 죽일 수 있잖아?
- 그게 내가 너를 보호하는 방법이야.
7.
- 우리 별명짓기 할까?
- 무슨 별명을 갖고 싶은데?
- 난 일단 네가 나를 마스터(Young Master)라고 불러줬으면 좋겠어.
- 난 그냥 '짐'이 좋은데...
- 너는? 넌 무엇으로 불리고 싶어?
- 난 별명 같은 거 싫어. 그냥 네가 날 내 이름으로 불러줬으면 좋겠어.
8.
- 마스터.
- 잠시만.
- 마스터.
- 잠깐...왜 무슨 일이야?
- 난 내 이름을 불러줄 줄 알았어.
9.
- 다친거니?
- 조금 긁혔어.
- 며칠 사이에 실력이 완전히 녹슬었구나.
- 아냐, 그런건 아니야....저기, 마스터.
- 왜 그래?
- 우린 여전히 친구인거지?
10.
- 마스터.
- 잠깐. 거기 있어봐.
- 마스터.
- 바로 준비해. 해야 할 일이 생겼어.
- 마스터...
- 다음부턴 경어로 말하도록 해. 그 전까지 반말은 압수야.
11.
- 요즘 통 말을 안 하는 건 그 때문인거야?
- 마스터.
- 음?
- 죄송합니다.
- 또 상처군. 얇긴 하지만...그래도 이번은 통과야. 내게 말을 걸었으니까.
12.
- 생일선물이다.
- 뭡니까?
- 여기. 네 입술에.
- 뭐죠?
- 생일엔 날 '짐'이라 불러.
13.
- 전쟁에 나가줘야겠어.
- 무슨 말씀이십니까?
- 우리가 처리할 인물에게 징용서가 날아왔더군. 조금이라도 위쪽에서 손을 달이면 큰일이야.
- 알겠습니다.
- 이참에 우리도 정의의 편에 서볼까?
14.
마스터.
데이비드 왓슨은 여기서 죽었습니다.
조만간 그의 가정으로 통지서가 날아갈 것입니다.